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편의점 점주의 글이 화제가 됐어요. 간단히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죠.
A 여성이 편의점에 방문해 콘돔 두 개를 구매
➔ 30분 후, A 여성의 어머니가 편의점에 방문
➔ A 여성의 어머니는 '고등학생에게 콘돔을 팔면 어떡하냐'라며 편의점 점주에게 항의
➔ 점주는 '일반형 콘돔은 의료품이며 미성년자에게도 판매가 가능하다'라고 설명
➔ 결국, A 여성의 어머니는 점주를 신고
➔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 여성의 어머니에게 '일반형 콘돔은 법적으로 미성년자도 구입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지만,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라며 항의
그 후, 다시 한번 점주의 글이 올라왔어요. A 여성의 어머니가 다른 가족들과 함께 편의점에 찾아와 '점주가 미혼모 생성을 조장한다'라며 또다시 항의했고 점주는 이에 대해 영업 방해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죠.
청소년도 합법적으로 콘돔을 살 수 있어요. 다만 성인과는 달리 기능성 또는 특수형 콘돔은 구매할 수 없어요. 표면이 오돌토돌한 '돌기형 콘돔'이나 사정 시간을 늦춰주는 약물이 묻어 있는 '사정지연형 콘돔'이 여기에 포함돼요.
😲 청소년은 왜 돌기형 콘돔을 구매할 수 없나요?
여성가족부에서는 특수형 콘돔을 사용할 경우, 청소년의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비정상적 성적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성년자의 특수형 콘돔 구매를 금지하고 있어요.
구매할 수 있는 콘돔의 종류에는 제약이 있지만, 구매 장소에는 제한이 없어요. 성인과 동일하게 편의점, 약국, 올리브*과 같은 H&B 스토어 등 다양한 곳에서 콘돔을 구매할 수 있답니다.
지하철역 화장실에 비치된 자판기나 온라인에서도 콘돔을 구매할 수 있어요. 다만, 특수형 콘돔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성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해서 청소년은 접속이 제한될 수 있어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콘돔을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요. 청소년이 콘돔을 사는 것을 나쁘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인데요.
실제로 얼마 전까지 몇몇 포털 사이트에서는 콘돔을 '청소년 유해 단어'로 분류해 성인 인증을 해야만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 일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자체적으로 청소년에게 콘돔을 판매하지 않는 매장도 있을 정도죠.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청소년들이 콘돔을 사는 것을 꺼리게 만들어요. 마치 절대 저질러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청소년에게 콘돔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콘돔 판매를 금지한다고 해서 성관계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청소년기에는 성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등 신체적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요. 자연스럽게 성관계에도 관심을 갖게 되죠.
그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콘돔 대신 비닐랩이나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등 안전하지 않은 관계를 가지기도 해요.
만약, 콘돔 없이 성관계를 하게 되면 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도, 성병에 걸릴 수도 있죠.
콘돔은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매우 안전한 피임법 중 하나예요. 또, 성병의 전파를 효과적으로 막아주죠. 성병은 주로 피부를 통해 전염되는데, 콘돔은 성관계를 할 때 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줄여 감염을 막아주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일반 피임약, 루프, 수술 등으로 피임을 하고 있더라도 추가적으로 콘돔을 사용해 성병을 예방하길 권고하고 있어요. 법에서 콘돔을 청소년 유해 물품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콘돔의 기능을 우선시했기 때문이죠.
임신과 성병 감염은 나이와 무관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리고 콘돔은 원치 않는 임신과 성병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의료품이죠.
청소년이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변화해야 해요. 청소년들이 콘돔 구매를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부정적인 시선을 멈추고 격려해 주어야 하죠. 이 같은 작은 변화가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