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야기
세계 속 초경 파티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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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초경은 어땠나요?
초경하면 어떤 기억이 먼저 떠오르세요?
어느 나라, 어떤 사람이든 대부분의 여성은 일정 나이가 되면 월경을 시작해요. 그리고 그 첫 월경을 '초경'이라 부릅니다. 초경을 한다는 것은 포궁과 난소가 충분히 성장했고, 임신을 할 수 있는 몸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해요. 시기에 맞게 초경을 한다는 것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충분히 기뻐할 만한 일이에요.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초경은 어느 날 갑자기 생식기에서 피가 나오는 일이에요. 종이에 손을 베거나 넘어져서 피가 나는 게 아닌, 멀쩡하던 내 몸에서 갑자기 피가 나오는 거죠.
대부분의 여성들은 언제쯤 초경을 하게 될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사건'에 여유롭게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초경을 떠올리면 당황, 부끄러움, 걱정 등 부정적인 기억이 주를 이루는 것일 거예요.
과거와 달리 월경을 '더 이상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트렌드가 있어요. 바로 '초경 파티'예요. 부모님들은 초경 파티를 열어줌으로써 딸이 월경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죠.
초경을 특별하게 기념하는 나라들은 많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은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그중 생일 파티처럼 파티를 열어 아이들의 초경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나라가 있어요. 우리나라와 미국이 대표적이죠.
우리나라
꽃과 케이크, 그리고 월경 용품을 선물하며 가족끼리 간소한 축하 파티를 해요. 모든 가정에서 초경 파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경 파티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가정들이 딸의 초경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이고 있다고 해요.
미국
파티 문화가 발달한 나라답게 친구들 혹은 주변 이웃들을 불러 함께 파티를 열어요. 마치 또 다른 생일처럼 'Happy 1st Period'라는 문구가 써진 레드벨벳 케이크를 준비하고, 석류나 딸기 같은 빨간색 음식들로 파티를 꾸며요. 초경을 또 다른 하나의 생일로 느끼길 바라면서요.
또, 파티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그 나라 고유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초경을 기념하는 나라들도 있어요.
일본
일본에서는 '오세키항(お赤飯)'이라는 전통 음식을 먹으며 초경을 축하해요. 오세키항은 경사나 축하할 일이 생기면 먹는 팥 찰밥이에요. 온 가족이 빨간색을 띤 팥을 먹으며 아이의 초경을 축하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어요.
아랍에미리트
초경을 시작한 첫날, 아이의 부모님이 다른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 기쁜 소식을 알려요. 그리고 초경을 한 아이는 초경을 하는 기간 동안 선물과 함께 축하를 받죠. 초경의 마지막 날이 되면 목욕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돼요.
필리핀
아이가 초경을 시작하면 어머니가 월경혈이 묻은 속옷을 빨아주고 그 물로 세수를 시켜주는 전통이 있어요. 이는 사춘기 소녀가 초경혈로 얼굴을 닦으면 여드름이 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렇듯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초경을 기념해요.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축하를 하든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은 초경을 맞이한 아이의 의견이에요.
처음 겪는 초경이 당황스러운 와중에 원치 않는 파티까지 열린다면 더 안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월경을 충분히 이해시켜주고 난 후 파티에 대한 동의를 구해도 늦지 않아요.
초경 파티의 순기능
전 세계적으로 월경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월경을 숨겨야 하는 생리 현상의 일부, 혹은 더 나아가 나쁜 징조로 생각하는 곳도 많아요. 여자아이가 초경을 하면 집에 가두거나 모든 사람과의 만남을 금지하는 나라도 있어요.
초경 파티는 월경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예요. 초경이 '함께 즐기며 기념할 일', '축하받을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초경 파티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초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순기능도 있어요. 초경 파티 문화가 정착하면서 아이들은 초경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거든요.
초경 파티가 더 많은 나라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월경을 대하는 태도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예요. 꽁꽁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닌 모두에게 축하받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일로 말이죠.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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