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초경을 시작하고 완경이 오기 전까지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한다는 사실이죠. 지금이야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월경 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조선시대 여성들은 어떻게 월경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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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들은 달거리(월경)를 보내기 위해 '개짐'을 활용했어요. 개짐은 '여성의 월경혈을 받아내는 헝겊'을 뜻하는 우리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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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개짐은 옷감 조각을 접거나 꿰맨 작은 기저귀 모양이었는데 만든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다른 특징을 지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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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여성들은 흡수력이 좋고 옷감이 부드러운 무명 개짐을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무명 개짐 말고도 오랜 시간 입어서 부드러워진 삼베옷이나 낡은 무명옷을 재활용하기도 했는데 삼베 개짐은 핏자국을 지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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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남은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개짐을 오줌에 넣어 피를 빼거나 잿물에 삶았고,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물기를 말렸어요. 달거리를 하지 않을 때에는 작은 상자, 옷궤 안쪽, 혼인할 때 가져온 세숫대야 등에 개짐을 보관했고 외출할 때는 이를 기름종이로 싼 뒤 옷감으로 말거나 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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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미국, 킴벌리(Kimberly) 사는 세계 최초의 일회용 생리대인 코텍스(Kotex)를 세상에 내놓았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일회용 생리대가 등장한 시기는 코텍스가 나온 지 50여 년이 지난 1970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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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생리대는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고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일회용 생리대는 날개형이 아니라 패드형이라서 벨트로 고정해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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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에 접착제가 있는 일회용 생리대는 1975년 '뉴 후리덤’ 출시에서 출발해요. 지금 흔하게 볼 수 있는 날개형 일회용 생리대는 조금 더 뒤인 1989년에 국내로 수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들어온 것이 미국의 P&G 사에서 만든 위스퍼(Whisper)예요.

일회용 생리대가 보급화되면서 월경할 때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날들이 이어졌죠. 그러던 2016년, 여러 매체들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대 대신 신발 밑창, 휴지나 신문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가슴 아픈 사실이 알려졌어요. '깔창 생리대'라는 키워드로 기억되는 월경 빈곤 현상은 모두가 평등하게 월경할 권리인 '월경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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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다시 한번 '생리대'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습니다.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이 일어난 것인데요.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에 가장 안전해야 할 생리대에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여성 소비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어요. 안전한 생리대를 선별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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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과 완경 사이의 시기를 지나는 여성들에게 월경은 매달 찾아오는 손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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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택권이 일회용 생리대로 한정되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개인의 월경 상황, 건강 상태뿐 아니라 환경 보호 등 가치관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월경 용품을 선택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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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가 모든 월경 용품을 통칭하던 시절을 지나 내가 선택하는 월경 용품이 '나'를 나타내는 한 가지 방법이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