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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 바르게 알기
마법에서 생리로, 생리에서 월경으로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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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가족들과 식당에 방문했다가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 마법이 시작되면 직원에게 말씀해 주세요. ]
당시에는 문구에 적힌 '마법'이 진짜 요술 마법인 줄만 알고 '나도 어떻게 하면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 마법이 내가 생각하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5학년이 되자, 저도 '마법'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마술에 걸린 소녀들

1990년대 중반, 한 생리대 제조업체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여자는 마술에 걸린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어요. '생리'라는 단어를 숨기기 위해 모든 여성에게 마술을 걸어 버린 거죠.
1990년도 매직스 생리대 광고

생리는 미디어뿐 아니라 일상의 곳곳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려 왔어요. 마술, 마법, 그날, 대자연 등 - 전혀 무관한 단어들로요. 이런 암호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서 '나 그날이야.'라는 말은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체득하는 말이었어요.


돌려 말하지 말고, 생리

하지만 이후 생리라는 단어를 감추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하나 둘 나타났어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2018년, 국내 최초로 ‘그날’이 아닌 ‘생리’라 부르는 TV 광고가 방영되기도 했고요.

2019년도 유한킴벌리 화이트 영상 광고

이 광고에서는 파란 피가 아닌 빨간 피가, 깨끗한 옷이 아닌 어두운 옷이 등장해요.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생리가 '더 이상 숨겨야만 하는 부끄러운 무엇'이 아님을 표현한 것이죠.



뜻을 담은 이름, 월경

하지만 생리도 올바른 이름은 아니에요. 소변이나 방귀를 포함한 모든 생리적 현상을 부를 때 사용하는 '생리 현상'의 줄임말일 뿐이기 때문이죠. '평균 28일 간격으로 가임기 여성의 자궁에서 흐르는 피'는 사실 '월경(月經)'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이름 하나 가지고 뭐 그렇게까지.'
'어떻게 부르든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이름은 대상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요. 이름에 따라 사람들이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죠. '생리'를 '그날'이란 이름으로 불렀을 때 사람들이 생리를 숨겨야 할 대상으로 여긴 것처럼요.
월경을 월경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그날, 마법, 생리 현상이 아닌 월경을 이름 그대로 부르고 존재 자체로 인정하자는 거죠. 나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더 정확히,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요.

참고자료
# 스토리
# 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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