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경험이 있어요. 바이러스에 이미 노출되었을 지도 모르는데, HPV 백신을 맞아도 될까요?"
흔히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부르는 HPV 백신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이에요. HPV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죠.
HPV 백신은 성경험이 없어서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을 접종 권장 대상으로 해요. 세계보건기구(WHO)의 접종 권장 나이는 만 9~13세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성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만 9~26세 여성에게 접종을 권장해왔어요.
그렇다면 권장 나이가 지났거나, 이미 성경험이 있다면 HPV 백신을 맞기엔 늦은 걸까요?
HPV 바이러스는 모두 100여 종이 넘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40여 종이에요. 그중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 바이러스는 16번과 18번, 두 종류죠.
성경험이 적을수록 위험 바이러스 모두에 감염되어 있지 않을 확률이 높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권장 연령대의 여성이라면 가능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성경험이 있어도 치명적인 HPV 바이러스 전부에 감염되어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HPV 백신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답니다.
반복적으로 HPV에 감염되면 정상 세포가 서서히 암세포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감염이 되더라도 바이러스가 피부에 머물러 있다가 서서히 사라져요. 그래서 감염 경험이 있더라도 백신 효과를 볼 수 있죠.
만약 고위험 바이러스인 16, 18형 중 하나에 감염된 적이 있어도 다른 하나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백신을 맞는 것이 좋아요. HPV에 감염되었는데 백신 접종만으로 완치가 된 사례도 있어요. HPV 백신은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 및 재발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죠.
이처럼 '성경험 또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식약처에서는 접종 나이를 여성에 한 해 만 9~45세로 확대하기도 했어요.
HPV 백신 접종 권장 나이 (여성)
식품의약품안전처, 2020년 7월 개정
남성도 반드시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해요.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서 발병할 수 있는 음경암, 항문암, 편도암, 구인두암, 곤지름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또한 남녀 모두가 백신을 맞으면 더 큰 접종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상대방과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죠?
HPV 백신은 산부인과, 내과, 피부과 등 다양한 종류의 병원에서 접종이 가능해요. 병원에 방문하기 전에 HPV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한 후에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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